성경말씀으로 이어가는 신앙의 유산 “모든 것이 새로운 곳” 에덴낙원이 어떤 곳인지 설명하기 위해서 여타 다른 장묘시설과 비교하면서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가장 적절한 표현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에덴낙원의 부활교회와 봉안시설인 부활소망안식처를 둘러본 많은 분들은 바로 “모든 것이 새로운” 에덴낙원에 대해 인상 깊었던 점들을 말씀해 주시곤 한다. 그중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각각의 개인 봉안단에 새겨진 성경말씀들이다. 처음 봉안단을 구입하게 되면 깨끗한 천연 대리석과 갈색 브론즈 커버 중 하나로 준비되어 있다가 장례가 치러지고 고인을 모시게 되면 봉안단 커버에 성함과 생년월일, 별세일 그리고 고인이 가장 좋아하셨던 성경 구절이나 찬송가 한 구절이 함께 새겨지게 된다. 에덴낙원의 봉안단을 구입하신 대부분의 에덴가족은 미리 자신의 자리를 준비하신 분들이 90%정도로 그 비율이 매우 높다. 그래서 안식처를 돌아보면 미리 자신의 자리에 이름과 생년월일,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새겨 놓으시고 천국으로 부름 받게 되는 그 날짜만 비워두신 자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은 이렇듯 나의 자리에 미리 앞서 이름과 성경을 새기고 에덴에 올 때마다 둘러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지만 에덴낙원의 초창기에는 아직 돌아가시지 않은 자리에 이름과 성경 구절을 미리 새겨 놓는다는 것을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에덴낙원의 명예이사장이며 소망교회 원로목사이신 곽선희 목사님께서 당신의 준비된 자리에 성경 구절을 새겨 놓은 것을 보게 되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 4:13) “아! 목사님께서는 이 말씀을 늘 붙들고 사셨구나!” 젊은 날부터 어려웠던 순간마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는 이 말씀을 붙잡고 용기 내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셨다는 말씀을 설교시간에 들었던 기억에 늘 익숙했던 구절인데도 그 앞에 서서 새겨진 성경 구절을 보고 있자니 많은 생각과 함께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이후, 한 분씩 한 분씩 미리 자신의 자리에 이름과 함께 본인이 평상시 아끼고 좋아하는 말씀들을 한 구절씩 새기기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난 요즘 봉안당을 둘러보다 보면 정말 많은 분들이 미리 성경 구절과 찬송을 새기신 것을 보게 된다. 개인적인 우리 가정의 이야기를 하자면 장로이신 시아버님께서도 곽선희 목사님의 자리에 미리 새겨진 성경 구절을 보시고는 본인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어떤 구절을 적어 주실까 궁금해 하던 중에 아버님이 적어주신 말씀은 요한일서의 말씀이었다.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니라 (요일 4:12) 아흔의 나이에도 정정하신 아버님이신데 성함과 함께 새겨 놓은 말씀을 직접 대하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 구절은 아버님께서 평상시 가족 추모예배 때 종종 읽어주시던 말씀이었다. 우리 자녀들이 어느 때나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화목하고 온전하게 지내기를 바라시는 아버님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신실하셨던 시어머님께서는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로 10년 넘게 병상에 계셔서 아버님께서 어머님을 대신해 정해주셨는데 평소 좋아하시고 즐겨 부르시던 찬송가 478장이었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솔로몬의 옷보다 더 고운 백합화 주 찬송하는 듯 저 맑은 새소리 내 아버지의 지으신 그 솜씨 깊도다.” 얼마 뒤, 에덴낙원에 방문한 딸아이가 안식처에 마련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자리를 둘러보다 할아버지 성함과 함께 새겨진 성경 구절을 발견하더니 눈물이 그렁그렁 해져서는 그 앞에 한참을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떤 마음이었는지 물어보니 매주 할아버지를 뵈러 가면 “할아버지 사랑해요.” 안아 드리며 표현도 곧잘 하는 아이지만 막상 봉안단 커버에 새겨진 글을 보게 되니 할아버지가 천국에 가실 수도 있는 연로한 나이가 되셨다는 생각에 슬픈 마음이 들었고, 또 그 옆에 새겨진 성경 구절은 평소 할아버지가 가족들에게 보여주신 신실하고 사랑 가득한 모습이 그대로 담긴 것만 같아서 감동이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시어머님의 성함 옆에 새겨진 찬송 가사를 읊다 보면 예전 건강하실 때 가족들을 위해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시며 늘 즐겁게 찬송을 부르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이며 마음이 뭉클해진다. 에덴가족이신 집사님 한 분도 봉안단 커버에 말씀을 새기는 각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이장하여 부활소망안식처에 모시게 되었는데 친척이나 지인들이 추모를 위해 에덴낙원에 방문하셨을 때 다른 곳과는 구별된 모습에 무척 놀라셨다고 한다. 다른 봉안당처럼 유리를 통해 고인의 사진이나 유품 등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보다 키오스크의 큰 화면을 통해 부모님의 생전 모습을 여러 장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봉안단 커버에 새겨진 고인이 좋아하시던 성경 구절을 보고 있자니 사진과 유품을 들여다보는 것 이상의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메시지와 천국 소망에 대한 의미가 무척 크게 느껴졌다는 말씀이셨다. 그리고 이렇게 새겨진 성경 말씀들은 남은 자손들에겐 부모님과 함께 살아생전에 나누었던 대화와 추억, 그리고 유언과도 같은 특별한 의미를 주는 것 같다고 하셨다. 주님의 귀한 말씀들이 한 구절, 한 구절 성도들의 이름 옆에 그들의 신앙고백이 되어 새겨져 가고 있다. 그 신앙고백들은 가정마다의 특별한 스토리가 되어 자손들 가운데 남겨지고 부모님을 떠올릴 때마다 함께 묵상하게 되는 신앙의 유산이 되는 것이다. 나도 시부모님의 자리에 각인된 말씀과 찬송이 나의 삶 속 나의 고백이 되기를,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먼 훗날 우리의 손주들에게까지 마음에 새기는 귀한 우리 가정의 말씀이 되고 찬송이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