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치매(Senile Dementia)란 65세 이후 노년기에 발병한 치매를 총칭하는데,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65세 이후 다양한 원인에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과거에는 노인성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부르면서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했으나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 분명한 뇌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통계청의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로 집계되었다.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국내 치매환자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65세 이상 치매상병자수는 약 86만 명으로 노인인구 772만명의 11.2%에 해당된다. 이는 2010년 이후 2019년까지 지난 9년간 치매상병자수가 약 3배 이상 늘어나, 65세 노인인구의 증가속도보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는 65세 이상 노인에서 5~10% 정도의 치매 유병률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가 높은 편이다. 노년기에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들은 매우 다양한데, 이들 중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다. 20세기 전반기까지 노인성 치매는 상당 부분 뇌혈관 질환에 의한 혈관성 치매로 생각되었으나 현재는 알츠하이머병이 노인성 치매 원인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혈관성 치매는 20~30% 정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치매는 보통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8~10년에 걸쳐 장기간 지속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갑작스럽게 시작되고 단계적으로 악화되는 혈관성 치매(다발경색성 치매)가 있는데, 동양인에게는 후자의 치매 발생 빈도가 높다. 알츠하이머형 치메의 경우 초기에는 기억력 저하가 주로 나타나며 무관심, 우울, 불안 등 정신행동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의 현저한 저하가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정신행동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초기 단계에서부터 편측운동마비, 보행장애, 사지 경직 등의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자주 동반되기 때문에 인지기능저하 정도가 비슷한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낙상의 위험이 높다. 거동이 불편하여 개인위생 관리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외에 루이체 치매는 인지기능 증상의 기복이 있고 비교적 이른 단계부터 경직 증상이나 환시가 빈번하게 나타나며, 전두측두엽 퇴행의 경우에는 초기부터 성격변화나 언어장애가 두드러진다. 말기 치매의 경우 신경학적 증상과 기타 신체적 합병증이 되어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며 대소변 실금, 욕창, 폐렴, 요로 감염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치매는 정상적인 노화에 속하지 않으며, 대체적으로 원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 노인성 치매의 증상은 인지기능 저하 증상, 정신행동 증상, 신경학적 증상 및 신체적 증상으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 인지기능 저하 증상에는 기억력 감퇴, 언어 능력 저하, 시공간파악능력 저하, 판단력 및 일상생활 수행 능력의 저하 등이 포함된다. 둘째, 정신행동 증상에는 성격변화, 무감동, 우울, 불안, 망상, 환각, 배회, 공격성, 자극 과민성, 이상 행동, 식이 변화, 수면 장애 등의 성격이나 정서 혹은 행동 문제들이 포함된다. 셋째, 신경학적 증상에는 편측운동마비, 편측감각저하, 시야장애, 안면 마비, 발음 이상, 연하곤란(嚥下困難, dysphagia), 보행 장애, 사지 경직 등이 포함된다. 넷째, 신체적 증상에는 대소변 실금, 낙상, 욕창, 폐렴, 요도감염, 패혈증 등이 있다. 치매의 증상은 가족들이 먼저 그 경고증상을 알아챌 수 있다. 건망증이 심해지고 새로운 정보를 배우거나 지시사항을 따르지 못한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질문을 여러 번 되풀이 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말로 횡성수설 한다. 또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감추고 다른 사람이 훔쳐갔다고 비난한다. 감정의 변화가 심하고, 요리, 식사, 목용 등 일상적인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된다. 치매가 의심되면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를 찾아가 정밀 검진을 받고 상의해야 한다. 치매 진단의 필요조건은 심각한 기억력의 문제가 반드시 있으며 더불어서 사회적인 기능의 저하, 성격의 변화, 추상적 사고의 손상, 인식의 손상, 행동의 손상, 판단 기능의 손상 중 하나라도 해당되어야 한다. 노인성 치매의 진단은 보호자의 보고를 통한 자세한 병력 청취가 제일 중요하고, 인지 기능의 변화여부와 그 시기 및 양상을 확인하며, 각종 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린다. 진단할 때 필요한 검사에는 신체검사와 신경학적 검사, 정신상태 검사, 일상생활 기능수준 검사, 진단의학검사, 뇌 촬영검사, 신경인지기능검사, 뇌척수액검사 등이다.치매의 치료에 대해 살펴보면, 전체 치매의 10~15% 정도는 초기 원인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또 상당수의 치매에서 초기에 치료하면 치매의 진행을 차단 또는 지연시킬 수 있고, 병의 악화에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완치 가능한 치매라 하더라도 방치할 경우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노년기에 치매가 의심되는 증상을 보일 경우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가 있다. 약물치료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혈관성치매의 경우 뇌혈관질환의 재발이나 악화를 방지하는 약물을 사용하고, 정신행동증상에는 항정신병 약물, 항우울제, 항불안제, 기분조절제, 수면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인지기능개선을 목표로 하는 비약물치료는 손상된 인지 영역을 훈련시키거나, 손상되지 않은 인지 영역을 극대화하여 손상된 인지영역을 보완해주는 기억력 훈련, 인지재활치료, 현실 지남력 훈련, 작업치료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음악요법, 미술요법, 원예요법 등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인지기능향상이나 정서적 안정감의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성 치매는 다음과 같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므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①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한다. 식사는 영양의 균형을 유지하여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양의 80%만 먹고, 술은 적당하게 마시며, 흡연과 약물 남용을 피한다. 그리고 의식주는 독립심을 갖고 스스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②고혈압, 당뇨, 심장병, 높은 콜레스테롤, 우울증 등을 치료해야 한다.③체력에 맞게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하되, 머리 부상을 피한다.④환경이나 생활방식을 급격하게 바꾸어 혼란을 주는 것을 피하되, 새로운 정보를 항상 접하고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도록 반복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뇌 운동에 도움이 된다. ⑤노후에도 절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를 만들고 젊은 사람들과도 어울려 지낸다. ⑥항상 느긋하게 긍정적인 태도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을 지속한다. 치매는 노인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들에게도 스트레스를 주는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가족들이 협조하고 지켜야할 지침이 있다. 그것은,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수집하여 치매노인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의사의 진료와 적절한 식이를 유지하고 운동을 권장하는 것이다. 또한 가족들 간에 환자 간호에 대한 책임과 고통을 분담한다. 그리고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의 행동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병의 한 증상으로 받아들인다. 치매노인에게 복잡한 일이나 많은 선택권을 맡기지 말고, 일은 단순하게 하며 남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격려하되 노인의 존엄성이 유지되도록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보호자는 노인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조언을 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