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소망하며 죽음을 준비하는 삶 ⑧한스 홀바인의 죽음의 춤 5 12. 주교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의 떼가 흩어지리라마태복음 26장 서쪽 언덕 위로 석양이 비치고 있다. 죽음은 나이가 든 주교의 오른손을 잡고 그를 이끌고 있다. 언덕에는 세 명의 목자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양 떼를 보며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몸짓을 취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말한 선한 목자와 양 떼의 관계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이와 극적으로 대비되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그림 왼쪽으로는 작은 모습을 한 세 명의 수도사가 양들의 상황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는 듯 기도하는 자세로 지나가고 있다. 13. 공작 고관은 비탄을 옷 입듯 하며. 그리고 강한 자의 교만을 그치게 하리니에스겔 7장 고급스러운 옷을 차려입고 수행원들을 동반한 공작이 성채로 보이는 건물 앞에 서 있다. 그는 허름한 옷을 입은 가난한 여인이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구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냉정하게 외면하면서 양손으로 그녀를 거부하고 도외시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죽음은 여인과 아이의 편에 서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작의 모피 숄을 부여잡고 고개를 돌려 여인과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들의 간청에 귀를 기울이라고 강요하는 듯 보인다. 그리고 공작의 임박한 죽음을 알린다. 14. 수도원장 그는 훈계를 받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죽겠고 심히 미련함으로 말미암아 혼미하게 되느니라잠언 5장 죽음이 수도원장에게서 그의 권력을 상징하는 관과 지팡이를 빼앗아 관은 자기 머리에 쓰고, 지팡이는 오른손에 들고 있다. 왼손으로는 저항하는 수도원장의 수도복을 꽉 잡은 채 앞으로 잡아끌며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 당황하고 놀란 수도원장은 손에 들고 있는 성무일도서를 죽음에게 보여주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이렇게 어이없이 죽을 수는 없다고 항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죽음을 전혀 생각해보지도 준비하지도 못한 모습이 역력하다. 죽음은 이러한 수도원장의 저항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신나게 무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15. 수녀원장 나는 산 자들보다 죽은 자들을 더 찬양하였으며전도서 4장 수도원장과 비교해 볼 때 수녀원장의 모습도 하등 나을 바가 없다. 수녀원장은 묵주를 양손으로 꽉 붙잡고 있다. 마치 이렇게 묵주기도를 드리느라 바쁜데 어디를 끌고 가느냐고 반항하고 있는 듯하다. 그녀는 ‘나는 아직 죽을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라고 소리치며 끌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하다. 수녀원 문 앞에서는 한 수녀가 깜짝 놀라 죽음에게 수녀원장을 데리고 가지 말라고 외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깃털로 만들어진 관을 쓴 해골은 막무가내로 스카폴라리오(성직자의 수도복 위로 양어깨에 걸쳐 입는 사각형의 긴 겉옷)를 우악스럽게 움켜쥔 채 수녀원장을 끌어가고 있다. 16. 귀족 누가 살아서 죽음을 보지 아니하고 자기의 영혼을 음부의 권세에서 건지리이까시편 89편 귀족과 죽음이 격렬히 드잡이하고 있다. 귀족은 왼손으로 죽음의 목을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오른손으로는 칼을 높이 들고 죽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죽음은 귀족의 외투를 꽉 움켜쥐고 폭력적으로 대항하는 귀족을 힘껏 잡아당기고 있다. 죽음이 귀족을 끌어당기는 쪽에는 상여가 준비되어 있다. 귀족이 아무리 죽을 운명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이쳐도 헛된 시도에 불과하다. ♠ 계속 ♠ 참고자료 https://www.gutenberg.org/files/21790/21790-h/21790-h.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