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하루, 거룩한 일상 ⑩

[소소한 하루, 거룩한 일상 ⑩]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날 때 여행을 앞둔 전날의 설렘은 특별합니다. 내일의 화창한 날씨를 기대하며 여행지에서 구경할 것과 먹을 음식을 상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더욱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기대감은 더욱 커집니다. 여러 세대가 함께 떠나는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소소한 하루에서 거룩한 일상을 누리는 경험을 나누고 있는데, 이번 시간은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여행을 떠나는 마음가짐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나 되셨나요? 자주 만나는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연로하신 부모님 또는 어린 자녀들과 갔다 온 여행은 언제였나요?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때가 여럿 있는데, 특히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 느끼는 행복이야말로 가장 오래도록 간직하게 되는 추억입니다. 행복에 대해 말할 때, 사람들은 보통 근심이나 걱정이 없는 상태, 모든 일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잘 되는 만족스러운 때를 떠올립니다. 그때 경험하는 좋은 기분, 즐거운 감정을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또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봉사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할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행복을 사람들과의 관계가 친밀해지는 것, 새로운 경험을 통해 즐거움과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할 때, 좋아하는 사람과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만큼 행복한 시간도 없습니다. 클로드 모네, 〈생라자르 역〉(1877) 출처: Wikimedia Commons 여행을 가려면 준비 과정에서부터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교통편과 숙소를 예약하고,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는 등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패키지여행처럼 전문 여행가의 안내를 받고, 숙소와 식사, 이동할 때의 차량과 방문지까지 미리 준비된 경우라면 훨씬 수월하겠지요. 혹시 문제가 생기더라도 여행사와 동행하는 안내자가 적절히 대처해 주니 안심할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며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거나, 혹 다치거나 병에 걸렸을 때도 안내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 같이 떠난 여행, 특히 자유 여행은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과 돌발 상황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여행이니 서로 다른 입맛과 취향, 취침 시간과 생활 습관, 휴식 시간 등을 조율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고령의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할 때는 체력과 건강을 고려해 일정을 세심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중요한 것은 당황하거나 화내지 않고,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이야말로 가족여행에서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항목입니다. 여행 준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마음가짐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는 것, 그 이상입니다. 가족여행은 식구들 간에 관계가 더 깊어지고 서로 소통하는 기회가 됩니다. 여러 세대가 각자 삶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전에 부모님과 같이 갔던 여행을 떠올리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모님이 나서서 해결해 주셨던 일이 기억납니다. 이제는 내가 그런 역할을 하면서 자부심도 느낍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손을 잡아드리는 순간, 이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부모님의 노고와 사랑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여행을 하며 부모 세대는 과거의 경험을 나누고, 자녀 세대는 새로운 시각을 얻습니다. 인생 여행의 경험과 기억들 몇 년 전, 평균연령 76세의 연기자 네 명이 배낭여행으로 유럽 등을 여행하는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유사한 여행상품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세계 각지의 멋진 풍경과 명소를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억을 회상하며 여행하는 노년 세대와 짐꾼 역할을 맡은 젊은 연예인이 소통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지 음식을 먹으며 과거 자신의 젊은 시절이나 가족과의 추억을 이야기 나누었고, 처음 가는 장소에서 삶의 가치를 재발견했습니다. 젊은 출연자들은 원로 배우들을 모시는 일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삶에 대한 통찰을 얻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여행 중의 해프닝이나 뜻하지 않게 만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돕고 의지하며 정서적 유대를 쌓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노년학 연구자 앨런 캐슬은 『나이 듦의 이로움』(Better with age)에서 나이가 든 사람의 특징으로 “가치 지향 기억”(value-directed remembering)을 설명합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무엇이 자신에게 더 중요한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것을 기억해야 하는지에 더 집중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노년에는 긍정적인 정서와 관계된 기억을 더 자주 회상하고, 이를 통해 현재의 삶에 의미와 만족을 부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손주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던 음식, 자주 구매하는 제품이 할인하는 시기, 수십 년간 조류를 관찰하는 취미가 있었다면 새들의 이름 등을 잘 기억하는 것을 예로 듭니다. 조르주 쇠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1884) 출처: Wikimedia Commons ‘aging’이라는 영어 단어는 한국어로 ‘나이를 먹다’ 또는 ‘나이가 들다’로 번역합니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두 표현 중 어느 것이 더 마음에 드시는지 물었더니, 대부분의 어르신이 ‘나이가 들다’를 선택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표현에는 ‘옷감에 물이 들다, 단풍이 들다’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숙해지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영적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나이 듦은 단순히 신체적 건강의 문제를 넘어, 내면의 깊이와 영적 균형을 갖추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굳건하고 건강한 사람들을 가리켜 ‘정정하다’라고 하는데, 한자로 ‘정정’(亭亭)은 ‘젊은 남자’나 ‘왕성하고 씩씩함’의 의미가 아닌, ‘정자’를 뜻합니다. 절벽, 계곡, 연못, 마당 등 다양한 곳에 자리 잡은 정자처럼 사방으로 시야가 열려 있고, 안이 넉넉하게 비어 있어 은은한 정기로 기품을 갖춘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이는 단순히 육체적인 건강을 넘어, 영적으로도 성숙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가족여행이야말로 여러 세대가 다양한 상황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됩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가족과도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에, 세대 간의 이해를 증진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기쁨을 누리며, 하나님이 주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깨달을 수 있습니다. 서로가 몸과 마음이 성숙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순례자의 삶을 배우는 여행 문화평론가 리처드 세네트는 현대인의 삶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으로 공항 출국 라운지를 꼽습니다. 여행자들은 라운지 곳곳에서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고, 음악을 듣거나 태블릿 PC 혹은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TV를 시청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스쳐 지나가는 이곳은 서로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이 가득한 비인격적인 공간입니다. 공항 라운지에서 사람들은 남에게 불편을 끼치거나 거슬리는 행동으로 주목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고함이나 비명을 지르지 말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예절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같은 여행자라도 관광객과 순례자는 다릅니다. 주위 상황과 맺는 관계에 따라 관광객과 순례자의 여정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관광객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찾지만, 순례자는 그 여정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의미를 찾습니다. 관광객들은 기념품을 고르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느라 주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지만, 순례자는 주변을 주의 깊게 살피려고 노력합니다. 순례의 전통에서 고난은 우연이 아닌 여정의 필수적 요소로 여겨집니다. 또한 관광객들이 현지인과 피상적인 만남에 그치지만, 순례자는 그들의 환대에 의지하며 더 깊은 관계를 맺습니다. 번 존스, <순례자를 이끄는 사랑>(1896-97) 출처: Wikimedia Commons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순례자, 여행자의 삶으로 비유합니다. 삶에서 꼭 필요한 입을 옷과 먹을 음식, 그리고 잠자리인 ‘의식주’는 영적 순례자의 삶에서도 중요합니다. 여행에 맞는 복장이 필요하듯, 그리스도인의 인생여행에 필요한 옷은 성경적 세계관으로, 이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나타냅니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는다”(롬 13:14),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새 사람을 입으라”(엡 4:22-24)고 말씀합니다. 또한 여행에서는 음식 섭취가 중요한데, 그리스도인의 인생여행에서 음식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일용할 양식인 말씀을 매일 공급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숙소가 필요하듯 그리스도인의 인생 여행에서 교회는 영적 안식처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교회에서 영적인 회복과 위로를 경험합니다. 때로 여행 중에 사고를 당하거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듯이, 인생에서도 수많은 환난을 만납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만나는 고난은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인생 여정에서 돌아갈 집과 그곳에서 다시 만날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여정의 끝을 생각하면 더 좋은 여행을 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수도 있지만, 그곳에서 누릴 안식과 평안을 알기에 기대하게 됩니다. 여행자에게 옷과 음식과 숙소가 필요하듯, 영적 순례자의 삶에는 변화된 생각과 하나님의 말씀, 교회가 필요합니다. 특히 영원한 집에 대한 믿음은 중요한 차이를 만듭니다. 죽음 이후에 갈 집이 있는 여행자와 그렇지 못한 여행자의 삶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작은 순례가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장소를 방문한다는 설레는 경험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 가족의 삶을 돌아보고 의미를 찾는 시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함께 성장하는 이 시간은 어린 시절 부모님께 받았던 사랑을 새로운 방식으로 나누며, 서로 더 깊이 이해하고 신뢰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자기주장을 잠시 내려놓고 배려하며 동행하는 것이 즐거운 가족여행의 비결입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 시편 1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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