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에 대한 공포 ] Yalom이라는 학자는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단 상담을 인도하였는데 그에 의하면 죽음의 공포에 다다르면 2가지의 반응 형태, 즉 융합(fusion)형태와 부상(emergence)형태를 보인다고 하였다.¹ 융합형태는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면 자신만의 메시야를 만들어서 그 대상에 자신을 매몰시키는 유형이다. 그 예로 중독증 걸린 사람들을 들 수 있다. 마약이나 알콜을 통해서 죽음을 이겨낼 수 있는 자신만의 메시야를 만들어서, 그 속에 매몰(fusion)되는 것이다. 부상형태는 자신이 메시야로 부상되는 유형이다. 예를 들면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들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죽음 앞에서는 다른 삶들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자신의 고집만을 내세우는 사람들이다. 자기를 문병하러 온 사람들에게 오히려 화를 내기도 하며 자신의 세계에서만 고립되기도 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²이 가장 큰 나이는 60세에서 64세라고 본다. 이시기를 심리학적인 용어로는 ‘애도 과부하기’라고 부른다.³ 이 시기는 주변의 동료들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너무 자주 죽음에 대한 애도를 계속 함으로 애도해야 할 기회가 많은 시기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죽음과 가족의 죽음에 대해서는 제대로 직면할 수 없는 것이다. 어느 단계이던지 죽음에 대한 반응으로 공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심리적 기제를 다음과 같이 들 수 있다. 첫 번째 문화적 요인으로는 자녀를 통해서, 특히 남자 아이를 통해서 죽음을 승화시킨다. 어느 민요 가사에 의하면 죽어 가는 아버지가 마당에서 아들이 자신의 관을 만드는 소리를 듣고 행복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을 한국의 유교에서는 가장 행복하게 죽는 죽음으로 인식한다. 즉, 자식을 통해서 자신의 죽음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다. 둘째로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을 들 수 있다.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 이러한 심리적 기제는 종교에 의해 제공된다. 셋째로 창조적 작업을 들 수 있다. 임종을 맞기 전 저술, 교육 등을 통해서 자신의 죽음을 극복하려 한다. 넷째로 경험적 초월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무아지경, 환각상태 등을 통해서 죽음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다. Pattison⁴은 죽음에 대한 반응을 3단계로 말한다. 첫 번째 단계는 급성단계이다. 과도한 두려움으로 나의 이성과 감정이 마비되는 단계이다. 이때 주변에서 해야 할 것은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는 것이다. 즉, 죽음의 공포에 마비되어서 자신의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는 분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느끼게 도와 줄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단계는 만성적 단계이다. 이 단계는 죽음에 대해서 직면하는 단계이다. 이때는 죽음이후의 단계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때 돌봄을 제공하는 자는 두려움이 당연하다고 인정해주고 사후의 세계에 대하여 영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셋째 단계는 말기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희망을 철회하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이때 임종하는 분이 고립되지 않도록 하고 가족들과 지인들을 만나도록 하여 타인과의 관계를 느끼고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1 Irvin Yalom, Existential Psychotherapy. (New York: Basic Books, 1980), pp.129- 1402 성별로 볼 때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아마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이 많기 때문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한, 자아 존중감이 높은 사람이 죽음에 대한 공포가 덜하다. 즉, 자아 존중감이 낮을수록 죽음의 공포가 더 많다는 것이다. 3 이기숙, 중,노년기 가족대상의 ‘죽음대비 교육 프로그램’개발을 위한 예비적 고찰(1), 「사회과학」 5, p.112.4 W.M. Pattison, Help in the dying Process. American Handbook of Psychiatry. S.Ariets (ed). (NY:Basic Books, 1974). 유영권 교수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한국상담심리학회 학회장 역임,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