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존스(Martyn Lloyd-Jones)의 죽음 설교 ③베드로후서 로이드 존스는 1981년 3월 1일 하나님의 품에 안식한다. 그도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로이드 존스의 죽음을 지켜본 존 스토트(John R. W. Stott)는 그의 죽음을 가리켜 “영국에서 가장 강력한 목소리가 이제는 잠잠해졌다”21)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로이드 존스의 죽음을 바라보며 영국 교회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설교자 중 한 사람이었으며 20세기에 가장 뛰어난 설교자였다고 평한다.22) 남웨일즈 뉴캐슬 엠륀(Newcastle Emlyn)에 위치한 벧엘 교회 공동 묘지에는 로이드 존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하여 900명 정도가 모여 장례 예식을 올렸다. 장례 예식은 50분 내외였는데, 웨일즈 복음주의 운동(Evangelical Movement of Wales)의 서기였던 엘륀 데이비스(Elwyn Davies) 목사가 고전 15:35-58절을 낭독한 후, 하윌 존스(Hywel Jones) 목사의 기도와 버논 하이암(Vernon Higham) 목사의 설교 순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하이암 목사는 로이드 존스의 장례 예식에서 벧후 1:11절 “충분한 입성”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23) 하이암 목사는 벧후 1:11절을 설교하면서 왜 이 설교 본문을 선택했는지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로이드 존스의 생애와 사역을 연구하는 자라면 의심할 여지없이 1946년 10월부터 1947년 3월까지 했던 25편의 베드로후서 강해 설교 중에서 베드로후서 강해 설교의 5번째인 ‘생명과 죽음[벧후 1:8-9, 11절]’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로이드 존스의 이 설교는 죽음 앞에 서 있는] 그리스도인에게 신앙고백의 진실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시금석을 제시할 뿐 아니라, 구원의 확신을 분명하게 드러냅니다.”24) 사실, 하이암 목사가 장례 설교에서 밝힌 것은 통찰력이 있다. 왜냐하면 베드로후서 강해 설교는 로이드 존스가 성경 한 권 전체를 최초로 강해한 것이며25) 2차 세계대전 (World War II)으로 ‘죽음’을 목격한 신자들에게 ‘죽음’의 신학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가르친 설교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로이드 존스는 베드로후서 강해 이후에 하박국을 6 차례, 시 73편을 11 차례로 나눠 강해했으나, 베드로후서 강해 설교처럼 ‘죽음 신학’을 6개월 동안 성경 한 권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설교단에서 선포한 경우는 없다. 로이드 존스는 하박국 강해설교에서 밝힌 것처럼, 교회 공동체에게 “2차 세계대전의 잔인함에 대하여 여전히 하나님은 침묵만 하고 계시는가? 왜 하나님은 갈대인을 사용하여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것처럼, 시대의 악마인 히틀러(Adolf Hitler)를 사용하시는 섭리를 세상에 드러내시는가?”라는 질문들에 신앙적인 혜안을 제시해야만 했다.26) 특히, 로이드 존스가 사역하던 교회는 런던 한복판에 있었기에, 독일군을 폭격을 받아 교회 건물이 크게 파손되었고, 런던 교회에 출석하던 성도들은 전쟁의 위기 속에서 삶의 자리를 등지고 떠나는 아픔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의 상처로 그들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이드 존스는 베드로후서 첫 강해 설교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자의 믿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전쟁을 수행하는 방법은 변하였고 표면적인 몇 가지 일에서의 삶의 양식도 변하였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사실들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상태에 있습니다. 세상은 고해이므로... 여러 가지 시련이 있었으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불신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교묘하게 스며듭니다. 불신은 우리가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상태들을 잘 이용하여 찾아옵니다. 즉, 우리가 피곤하거나 아플 때, 누군가와 사별하였거나 슬픔을 당하였을 때 혹은 세계전쟁이 막 끝났을 때... 이러한 생각이 찾아옵니다.27) 로이드 존스는 2주 동안 벧후 1:1-2절과 1:3-4절을 중심으로 ‘보배로움’에 초점을 맞춰 ‘믿음’과 ‘약속’을 설교한다. 그는 ‘보배로운 믿음’과 ‘보배로운 약속’이 그리스도의 은혜로 신자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을 설교하면서, 두 가지 보배로운 선물을 ‘아는 것’이 참된 기쁨임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자들에게 고통의 유무를 떠나 두 가지 보배로운 선물이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졌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면 믿음이 흔들리지 않게 때문이다. 다시 말해, 로이드 존스가 생각할 때, 신자가 ‘보배로운 믿음’을 바르게 인식하는 순간부터 세상에서 자신을 대적하는 자와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평안한 마음을 갖게 되며, 이 ‘보배로운 믿음’이 신자를 성화의 길을 걷게 할 뿐 아니라, 마침내 하나님과 영원히 천국에서 영화로움을 누릴 수 있다는 ‘보배로운 약속’까지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28) 그리고 로이드 존스는 베드로후서 강해 설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5번째 설교 본문인 벧후 1:8-9, 11절을 중심으로 ‘삶과 죽음’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왜 우리가 보배로운 믿음과 약속을 의지하여 신앙생활을 영위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바로,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불신자들이 신자들에게 자신의 영적 고통과 고뇌를 토설할 때, 신자는 그들에게 그리스도에 관한 ‘믿음과 소망’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고 불신자들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해야 할 책임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29) 그러나 신자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의 참혹성을 겪고 난 뒤, ‘믿음과 소망'에 관한 영적 망각에 사로잡혀 버렸다. 그러므로 로이드 존스는 베드로후서로 죽음 설교를 시작하면서, 베드로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으나, 고통과 죽음을 경험하고 있는 교회 공동체에게 믿음과 소망을 신뢰할 것과, 동일한 어려움을 겪는 불신자들에게도 신자의 믿음과 소망을 선보여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점을 강조한다. 또한 로이드 존스는 베드로 후서 5번째 강해 설교에서 신자의 다른 망각 하나를 설명한다. 즉, 신자가 노년에 죽음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죽음을 준비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는다. 로이드 존스는 신자에게 신체가 쇠약해지는 죽음의 시험을 경험하지 전에, 믿음으로 성실한 삶을 살아냈을 경우에는 의기양양하게 죽음의 공포까지도 제압할 수 있다고 설교한다.30) 그러나 신자가 죽음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면, 노년에 행함이 없는 믿음 밖에 없는데, 과연 죽은 뒤에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시험에 빠지게 된다. 결국, ‘믿음과 소망’에 관한 망각과 죽음이 찾아온다는 사실에 관한 망각, 이 두 가지 영적 망각이 신자를 죽음의 두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로이드 존스는 베드로후서 6번째 강해 설교에서 인간의 최대의 적인 ‘망각’의 무서움을 설명하면서, 무엇을 삶 속에서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살아야 할지 강조한다. 바로, 로이드 존스는 “신자가 다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해 낼 때에, 우리의 모든 기억들이 거룩해지며,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할 때에, 망각의 무서움으로부터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다”31)고 강력히 선포한다. 21)Lawson, 『마틴 로이드 존스의 설교를 만나다』, 42.22)백금산, “로이드 존스에게서 배운다”, 「그말씀」 10 (1998): 43.23)Iain H. Murray, Life of D. Martyn Lloyd-Jones Vol 3, 김귀탁 역, 『로이드 존스 평전 3』 (서울: 부흥과 개혁사, 2011), 548-50.24)Peters, 『마틴 로이드 존스 평전』, 69-71.25)이후에 그 유명한 로마서와 에베소서를 강해 설교했다. Murray, 『로이드 존스 평전 2』, 290.26)Martyn Lloyd-Jones, From Fear to Faith Studies in The Book of Habakkuk, 박영옥 역, 『하박국 강해: 근심에서 믿음으로 가는 길』 (서울: 목회자료사, 1990), 9, 21-26.27)Martyn Lloyd-Jones, Expository Sermons on 2 Peter, 지상우 역, 『베드로후서강해』 (서울: CLC, 2004), 7-9.28)Lloyd-Jones, 『베드로후서강해』, 13-19, 29-30.29)Lloyd-Jones, 『베드로후서강해』, 64.30)Lloyd-Jones, 『베드로후서강해』, 65.31)Lloyd-Jones, 『베드로후서강해』,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