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존스(Martyn Lloyd-Jones)의 죽음 설교 ④요한복음 14장 1968년 로이드 존스는 결장 폐색증으로 인한 대장암 수술 이후 웨스트민스터 채플(Westminster Chapel)에서의 30년 동안 펼친 담임 사역을 내려놓은 뒤, 저술가로서 자신의 설교들과 강연 자료들을 출판하여 후대 설교자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며 순회설교와 영국 사회와 교회의 세속화에 맞서 바른 신학 강연들을 펼쳐나갔다.32) 그러나 왕성하게 활동하던 로이드 존스는 점차 악화되는 신의 건강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도 의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1980년 6월 10일 악화된 건강을 검진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으나, 더 이상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역사신학자인 이안 머레이(Ian H. Murray)는 위대한 믿음의 선지들에 관한 전기나 평전들을 써 내려가는 일을 줄곧 해왔다. 그리고 그는 로이드 존스의 평전도 진행 중에 있었기에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머레이는 죽음을 앞둔 로이드 존스를 만났는데, 로이드 존스는 그에게 “우리는 모두 죽기 때문에 죽음을 사실로 맞이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홀로 버려두지 않겠다고 보장하고 죽을 때 천사들이 동반하게 될 것이란 사실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나는 이 천사들의 사역을 믿는다. 갈수록 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33)며 죽음 앞에서 참된 평안함을 보여줬다. 그가 이토록 죽음 앞에서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요 14장을 통해 고난과 죽음이라는 근심을 이기는 참된 위로에 관해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이드 존스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에 주치의에게 연명 치료를 거부했다.34) 또한 로이드 존스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몸이 낫기를 기도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죽음 앞에 놓인 자신을 위해 가족이 기도하는 것은 마치 자신이 하나님과 함께하는 영광스러운 자리로 가는 것을 가로 막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죽기 전에 몇 달 동안 요 14장을 묵상하면서 천국에 예비된 거처가 있다는 참된 위로를 소유할 수 있었다.35) 로이드 존스의 설교들을 재정리하고, 그의 죽음을 지켜본 그의 딸, 엘리자베스 케서우드(Elizabeth Catherwood)는 요 14장 강해 설교를 가리켜, 로이드 존스의 최고의 죽음 설교라고 평한다. 왜냐하면 2차 세계대전(World War II)이 종전된 후에도 여전히 신자들이 죽음의 문제에 사로잡혀 있었던 1951년에, 로이드 존스는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요 14장을 8번에 걸쳐, 강해 설교함으로 그들에게 죽음을 이기는 참된 위로를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이드 존스도 죽음 앞에서 자신이 전했던 요 14장을 끊임없이 묵상함으로 근심을 이기는 참된 위로를 얻어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36) 분명히, 로이드 존스는 요 14장이 예수 그리스도가 죽으시기 전에 근심하던 제자들에게 하신 설교라는 점을 착안하여 2차 세계대전 후에 죽음의 무서움에 사로잡혀 있는 신자들에게도 동일한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37) 로이드 존스는 8번에 걸쳐 요 14장을 설교했지만, 그의 요 14장 강해 설교집을 보면 크게 세 부분 - ‘믿어야 한다’, ‘영혼과 미래’와 ‘다른 길은 없다.’ - 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 로이드 존스는 죽음을 설교하기 위하여 요 14장을 크게 ‘죽음의 근심을 이기는 방법인 믿음의 확신’, ‘천국에서의 기쁜 삶’과 ‘믿음과 천국의 확신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예수 그리스도’라는 중심 주제로 나눴다.38) 첫 번째, 부분인 ‘믿어야 한다’에서 로이드 존스는 장례식에서 듣는 말들과 다른 종교들의 교리들은 일반적인 위로가 될 수는 있지만, 요 14:1-3, 27절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내 아버지에 집에 거 할 곳이 많도다...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라”는 주님의 말씀은 죽음의 두려움에 괴로워하는 일들에게 참된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설교한다. 또한 로이드 존스는 요 14장이 예수의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이기에, 신자들도 동일하게 참된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39) 그리고 로이드 존스가 요 14장의 첫 강해설교에서 죽음을 논하면서, 성육신하신 예수님도 자신의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사실을 제자들에게 역설적으로 가르치고 싶으셨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이러한 로이드 존스의 생각은 교리 설교에서 요 14장을 설명하면서도 여과 없이 드러낸다.40) 즉, 로이드 존스는 죽음과 믿음의 확신을 대조하면서, 주님의 마음을 본받을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주님도 십자가의 죽음을 앞에 두고 성부 하나님을 신뢰하였기에 마음에 평안함을 유지한 것처럼, 제자들과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신자들도 주님의 마음을 본받을 때에만 진정한 위로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독교가 죽음을 이길 수 있는 이유에 대하여, 로이드 존스는 복음의 사실성에 있다고 설교한다. 왜냐하면 사도와 순교자들, 초대교회의 신앙고백자들이 요 14장을 믿어 죽음으로부터 승리했고, 지금도 이 말씀대로 하나님은 신자들에게 역사하시기 때문이다.41) 로이드 존스가 죽음을 설교하면서, 죽음을 이길 수 있는 원리를 복음의 사실성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놀랍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언제나 자신의 말씀과 행동을 분리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42) 즉, 하나님은 자신이 말씀하신 것들은 반드시 행동으로 옮기셔 결과를 창출하신다. 그러므로 로이드 존스는 죽음 앞에서 하나님을 믿고 신자의 모든 것들을 그에게 맡기라고 권한다.43) 이제, 로이드 존스는 요 14장 ‘영혼과 미래’ 부분에서 신자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 너머에 있는 하나님 아버지의 집을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신자는 세상에서 나그네며 거류자이기에 안전한 곳에 머물 수 없는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로이드 존스는 본향을 고향으로 둔 신자들은 하나님의 집을 갈망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도한다. 거기에 로이드 존스는 전쟁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본향을 사모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죽음이 신자의 눈에서 본향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는 신자가 죽음의 위협과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은 죽음 이후에 천국에 거할 처소가 있다는 분명한 확신이라고 믿는다.44) 로이드 존스는 요 14장 강해 설교의 마지막 부분에서 복음의 목적을 설명한다. 그는 복음의 목적이 전쟁의 위협과 고통, 나아가 죽음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로이드 존스는 복음의 목적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평안히 맞이하여 하나님과 영광 가운데 누리는 천국의 삶을 가르쳐 주는데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로이드 존스는 복음의 목적이 달성되기 위한 첫 시작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고 설교한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으로 안내하는 유일한 길이시기 때문이다.45) 사실, 2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웨스트민스터 채플의 지체들은 로이드 존스에게 교인수가 증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래서 그들은 로이드 존스에게 금요일 저녁에 교리를 가르쳐 교회로 사람들이 모이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로이드 존스는 그들의 고민인 교회 성장과,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자들에게 바른 신앙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금요일 저녁에 교리를 설교했다. 또한 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주일 저녁에 지속적으로 전도 설교를 했다. 왜냐하면 교회 성장도 고민해야 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삭막해진 사회적 풍조 가운데 복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로이드 존스는 주일 오전에는 성경 강해 설교, 오후에는 전도 설교를 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8년에는 주일 오전에 전도 설교를, 오후에는 성경 강해 설교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왜냐하면 주일 오전에 교회를 찾는 방문자와 외부인이 오후보다 더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요일 저녁에 교리 설교를 시작한 1952년부터 로이드 존스는 설교의 1/3을 전도 설교를 함으로 영원을 구원하는데 최선을 다했다.46)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로이드 존스가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죽음 설교와 전도 설교를 동시에 수행한 것을 감안한다면, 죽음 설교 내용에 전도 설교가 강조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내포되는 건, 지극히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사료된다. 더욱이 죽음 설교도 종국에 영생과 영벌을 논하는 것이기에 그리스도가 유일한 길임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로이드 존스는 요 14장 강해 설교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강조한다. 바로, 신자가 세상의 불안과 위협 혹은 죽음과 음부의 고통으로부터 마음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들이 그리스도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 즉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있다는 확신을 소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리스도와의 연합할 때에만 신자는 모든 영육 간에 지켜나갈 힘을 그리스도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47) 그러므로 루이스 스미디즈(Lewis B Smedes)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신자]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들이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안전하다.”48) 결국, 로이드 존스가 요 14장를 중심으로 죽음 설교를 하면서, 그 핵심을 ‘근심을 이기는 참된 위로’에 뒀다. 즉, 그는 신자들에게 근심을 이기는 참된 위로는 믿음에서부터 시작되고, 믿음과 본향을 갈망하는 확신은 오로지 그리스도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확신 있게 설교한다. 32) Lawson, 『마틴 로이드 존스의 설교를 만나다』, 40; Murray, 『로이드 존스 평전 3』, 278-79.33) Murray, 『로이드 존스 평전 3』, 529-530.34) Murray, 『로이드 존스 평전 3』, 547.35) Martyn Lloyd-Jones, Let Not Your Heart be Troubled, 정상윤 역, 『위로』, (서울: 복있는 사람, 2009), 9.36) Lloyd-Jones, 『위로』, 7, 9.37) Lloyd-Jones, 『위로』, 11.38) 요 14장 강해 설교집을 보면 크게 ‘믿어야 한다’, ‘영혼과 미래’와 ‘다른 길은 없다’로 나뉜다. 첫 부분은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라’ ‘또 나를 믿으라“로 세분화하고, 둘째 부분은 ’내 아버지 집에‘,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리‘,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로 세분화했으며, 셋째 부분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그보다 큰 일도 하리라‘로 세분화되어 있다. 논문은 요 14장 강해 설교를 크게 세부분 나눈 형태로 죽음에 관한 주요 내용들을 다룰 것이다.39) Lloyd-Jones, 『위로』, 13-14, 19-27.40) Lloyd-Jones, 『교회와 종말에 일어날 일』, 108-109.41) Lloyd-Jones, 『위로』, 28-29.42) 하나님의 말씀과 행동이 하나인 점을 드러내기 위하여 구약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히브리어 다바르(dabar)로 표현한다. Sidney Greidanus, The Modern Preacher and The Ancient Text, 김영철 역, 『성경해석과 성경적 설교』, (서울: 여수룬, 1992), 20-22.43) Lloyd-Jones, 『위로』, 41-53.44) Lloyd-Jones, 『위로』, 80-93.45) Lloyd-Jones, 『위로』, 98-99. 14146) Murray, 『로이드 존스 평전 3』, 290-91, 562.47) Lloyd-Jones, 『위로』, 148-50.48) Lewis B. Smedes, Union with Christ, 오광만 역, 『바울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사상』, (서울: 여수룬, 1991), 92-93.